시간의 흐름을 짚어 나가되, 주제와 쟁점으로 풀어본 일본 역사
박물관이나 미술관에 가서 이름난 전시회를 둘러보고 나오면, 워낙 많은 것을 본 탓인지 간혹 무엇을 보았는지 혼동스러울 때가 있다. 이것저것 다 보았는데 머릿속에 남는 게 없다면 얼마나 허탈한가? 역사책도 마찬가지다. 어느 특정한 시대를 다루는 역사책이 아니고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통사라면 수많은 사건과 인물, 개념과 용어는 한 번에 명확하게 잡히기 힘들다.
이 책은 그러한 역사 공부의 맹점(?)을 극복하고자 시대의 이미지를 포착하는 구조적 서술에 힘을 쏟았다. 개별 사건의 발생 배경과 전개, 결과와 영향도 중요하지만, 전체적으로 시대의 흐름과 핵심을 짚을 수 있는 서술에 역점을 두었다. 그리하여 고대는 토지, 중세는 무사, 근세는 신분제, 근현대는 민주주의라는 핵심어를 큰 줄기로 두고, 거기에 다양한 내용의 곁가지를 붙여 나가서 거대한 나무 전체를 그려볼 수 있도록 하였다. 나아가 고대-중세-근세-근대-현대의 나무가 모여 일본사라는 큰 숲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.
시대의 흐름과 핵심 키워드를 중심으로 한 구조적 서술을 중심 뼈대로 세우고, 그 안에서는 주제 의식을 명확히 하였다. 예컨대 고대의 핵심 키워드인 '토지'와 관련해서 2부 '015 토지제도의 변질'(173~175쪽)에서는 고대 토지제도가 어떤 식으로 변질되어가는지, 그것이 정치 사회에 미친 영향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서술했다.